[SS인터뷰]'트로트 군통령' 설하윤 "새해엔 '행복한 돌아이'란 말 듣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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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7-02-02 19:39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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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윤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트로트 군통령’, ‘트로트계의 설현’. 지난해 9월 데뷔곡 ‘신고할꺼야’를 발표하고 활동 중인 설하윤은 신인 트로트 가수로는 이례적으로 각종 무대와 행사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12년 거치며 갈고 닦은 실력에 출중한 외모를 겸비한 영향이 크다. 그런데 설하윤이 새해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좀 특이했다. ‘행복한 돌아이’로 불리고 싶단다.
최근 스포츠서울 사옥에서 가진 한복인터뷰에서 설하윤은 지난 12년 연습생 생활을 돌아보고, 앞으로 각오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트로트계에선 이례적으로 빠르게 인기를 얻고 있다
데뷔하는 것 자체가 큰 꿈이었다. 다행히 반응 자체도 좋다. 지난 2015년 12월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서 ‘불멸의 연습생 S양’이란 이름으로 출연한 뒤 부터 나를 지켜봐준 팬들, 가족의 반응이 뜨거워 데뷔 이후 시간이 순식간에 지난 거 같다. 일정표를 보니 진짜 많은 일을 소화했더라. 무대에서 노래할 때는 노래를 사랑하고 즐기는 마음이 크다. 꿈인가 생신가 싶었는데 새해가 되니 조금씩 실감이 난다.
-최근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서 콧구멍에 동전을 넣는 묘기를 펼친 게 화제가 됐다
‘너목보’에 출연했을 때 카메라가 나를 밑에서 찍었는데 관련 기사 댓글 중 ‘콧구멍 밖에 안보인다’는 의견을 보고 놀랐다. 원래 노래할 때나 신날 때 콧구멍이 커지는데 그런걸 알아본 네티즌이 참 예리하더라. 그걸 인정하고, 그 이후 개인기를 준비했다. 예능에서 그걸 선보여 즐거웠다.
-댓글을 다 보나? 안좋은 댓글도 있을 텐데
안좋은 말도 물론 있다. 그러나 상처 받진 않는다. 나를 모두 좋아할 수는 없다. 사람마다 입장과 생각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날 싫어하는 분들을 보면 슬프기 보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받아들이고 더 열심히 하려 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연습생 생활을 12년 했더니 나를 싫어하는 것도 관심이라 고맙게 느껴진다.
설하윤
-트로트 가수로 무대에 섰을 때 재밌었던 에피소드는
군부대 위문 공연을 처음 갔을 때 놀랐다. 보통 여자애들은 소리를 ‘아~’ 지르는데 남자들은 ‘어~’하고 소리가 울리더라. 호랑이굴에 들어간 기분이었다. 함성이 웅장해서 무서웠다. 그런데 그 분위기에 스며들어 더 집중해 노래하니 신나더라. ‘군통령’이라는 칭호가 욕심 난다. 사실 위문 공연 가서 공연하면 반응이 워낙 좋으니 내가 기운을 드리는게 아니라 받아가는 느낌이다. 앞으로 기회가 닿을 때마다 위문 공연을 가고 싶다.
-아이돌 가수 연습생을 하다 트로트 가수로 데뷔했는데
정말 트로트 가수로 전향해서 행복하다. 어릴 때 나를 키워주신 외할머니가 돌아가신지 얼마 안됐는데, 할머니가 즐겨보시건 ‘6시 내고향’, ‘가요무대’ 같은 프로그램에 나가 할머니가 좋아하던 트로트를 부르니 기분이 묘하다. 가족들은 ‘할머니가 하늘에서 너를 도와주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하곤 한다.
-트로트의 매력은
남녀노소 모두 즐기고, 가수가 친근하게 인간적으로 관객에 다가갈 수 있다. 행사에 가면 최소한 3~4곡을 부르는데 내 이야기도 많이 하며 관객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연습생 때 발라드를 부르면 슬퍼질 때가 많았는데 트로트는 재밌고 흥겨워서 부를 수록 밝아지고 행복해진다.
-연습생 생활을 12년 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춤과 노래를 배웠다. 그때부터 학원에서 버스가 끊길 때까지 연습했다. 그러다 고1 때 기획사에 들어갔다. 연습실 안에서만 하루에 10~12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걸그룹으로 데뷔하는 건 사법고시 합격보다 힘든 것 같다. 운도 있어야 하고, 시기도 맞아야 한다. 멤버간 합도 중요하다. 그게 모두 맞아떨어지는게 쉽지 않다. 데뷔 직전 무산된 것만 15번 내외다. 주요 기획사 오디션은 다봤는데, 연습생 오디션에서 떨어진 것도 5~6번은 된다.
설하윤
-다른 일은 안해봤나
아르바이트 많이 했다. 가수 꿈을 위해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데뷔를 기다리는 동안 레스토랑 서빙도 하고, PC방과 카페에서 아르바이트 했다. 약국에서 수납 업무도 했고, 잠깐씩 쇼핑몰 피팅모델도 했다. 옷가게와 여성 속옷 매장 판매원도 했다. 매출을 꽤 많이 올렸다.(웃음) 그런 경험이 다 자산이 되더라. 사람들과 많이 얘기하며 설득시키는 방법을 익혔다.
-12년 연습생 생활에서도 가수를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9번 좌절하면 10번 도전한다는 오기, 열정을 늘 가졌다. 어머니의 지원과 지지가 사실 내겐 가장 큰 힘이었다. 물론 너무 힘들땐 자존감 낮아지고 움츠려든다. 혼자 눈물도 많이 흘렸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는 아닌데 성경을 가끔 읽고 기도를 하며 이겨냈다. 음악을 시끄럽게 틀어놓고, 춤을 추며 스트레스를 풀었고, ‘미움받을 용기’ 같은 자기계발서도 정말 많이 읽었다. 그러면서 ‘내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마인드 콘트롤 했다.
-앞으로 어떤 말을 듣고 싶나
‘행복한 돌아이’란 말을 듣고 싶다. ‘쟤 골 때린다’라는 말도 듣기 좋다. 남들과 다르고 특별하다는 의미도 되기 때문이다. 더 열정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자주 ‘행복한 돌아이’라고 소개한다. 꾸밈 없이 행복한 돌아이가 되고 싶다.
-팬들에세 새해 인사를 해달라
많은 분들이 아직 설하윤이라는 가수를 알진 못한다. 시간이 지나면 내 노래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잘 지켜봐 달라. 많은 분들이 나와 함께 ‘행복한 돌아이’가 됐으면 좋겠다. 그런 밝은 기운을 주는 가수가 되고 싶다.